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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일상

장염 의심_나흘간 죽만 먹음

티끌한톨 2020. 6. 30. 12:32

일주일 전부터 3일 연속으로 전조증상이 전혀 없다가 갑작스러운 아랫배 복통에 화장실을 가면 설사인듯 아닌듯한 무른 변을 봤다.

복통은 설사배앓이 할때의 느낌인데, 딱히 설사는 아니고 뭔가를 잘못 먹었을때 나오는 녹색변도 아닌...예쁜 황토색.

아파서 저절로 아랫배에 힘을 콱 주게 되는 복통이지만 변을 내보내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듯 배는 멀쩡해졌다.

열이나 구토감 및 메스꺼움도 없고 증상은 그저 예고없는 갑작스러운 복통과 무른변 뿐이었다.

나아질 기미 없이 3일을 연속으로 그러길래 혹시 장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의심스러운 식사들이 몇가지가 겹쳐서(기름진 고기, 매운 쫄면, 우유 과섭취, 쌀눈 곰팡이) 뭐가 원인인지 꼬집어 추측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외부요인이 아닌 스트레스성의 내부요인일 수도 있고...

여하튼, 장염을 빨리 낫게 하는 방법은 굶어서 장이 자극받지 않게 하고 쉴 시간을 줘서 염증이 가라앉길 기다리는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상 몸에 생긴 염증들은 가라앉기까지 최소 3일이 걸린다.

그러니 안전하게 4일간 장을 쉬도록 해줄 생각이지만 4일간 내리 굶으면 쓰러질 것 같으니 흰죽을 끓여 먹기로 했다.

...집에 믹서기가 없다.

맨손으로 흰죽 만드는 방법은 손바닥이 많이 아프다.


- 흰죽 끓이는 방법 -


1. 흰쌀을 밥통 계량컵으로 한컵 퍼서 보울에 담고 물에 두 번 씻고 헹궈서 물을 버린다.
2. 쌀이 약간 잠길 정도로 식수를 붓고 손으로 쌀을 비비고 문지르면서 쌀알을 바스라뜨린다.
3. 식수가 희뿌예지면 라면 두개 끓일 수 있는 크기의 냄비에 쌀 비빈 물만 따라놓고 쌀에는 다시 새로운 식수를 부어서 열심히 손으로 쌀을 비빈다.
4. 3을 여러번 반복한다.
5. 냄비에 희뿌연 쌀 비빈 물이 3분의2 정도 차면 쌀도 냄비에 털어넣고 휘저으면서 끓이기 시작한다.
6. 끓어오르면 불을 낮추고 바닥에 눌러붙지 않게 계속 휘저어주면서 죽이 될 때 까지 끓인다.

쌀 비비는데 손바닥이 매우 매우 아팠다...ㅠㅠ

믹서기가 있으면 씻은 쌀을 식수와 함께 믹서에 살짝 갈아서 끓이면 편할 것이다.

이렇게 끓인 흰죽을 소분해서 나눠 담고 3끼니를 먹었다.

...그런데 원래 죽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다 세끼니 연속 소금만 살짝 친 흰죽을 먹으니 너무 물려서 다음날엔 라마랑 본죽을 갔더랬다.


본죽 - 홍게 품은 죽(기본): 13,000원

소화 잘 되는 단백질은 해산물 아니겠나 싶어서 홍게 품은 죽을 하나 시켜서 라마랑 나눠먹었다.

흰죽만 먹다가 본죽 먹으니 너무 맛있더라...

죽 위의 김가루와 깨, 밑반찬, 동치미의 무는 모두 라마에게 줬다.

식이섬유는 백프로 장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최대한 피했다.

그 다음날은 마트에서 레토르트 닭죽,전복죽을 사와서 한 봉지로 2끼니씩 나눠서 먹었다.

그리고 어제는 흰밥에 물을 붓고 한소끔 끓이다가 좀 안 매운 라면스프를 넣고 밥알이 푹 퍼지도록 마저 끓여서 먹었다.

그렇게 나흘동안 매끼니 소량의 죽만 먹었고, 수분을 보충할때는 매실청을 실온의 물에 타서 마셨다.

영양 생각해서 평소 먹던 비타민류 건강보조식품은 그대로 먹고 유산균도 매일 한포씩 먹었으며 분말 프로틴도 조금씩 물에 타서 먹어줬다.

하지만 메인 식사를 죽으로만 먹으니 나올게 없어서 그런가 3일간 대변을 보지 않았다. (장이 제대로 쉬었을듯...)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힘이 없고 자꾸 졸리는 것을 제외하면 아랫배는 편안했다.

오늘도 아침에는 남았던 죽을 먹긴 했는데... 오후부턴 일반식을 조심스럽게 먹어보려고 한다.



#. 이렇게 4일간 죽을 먹고 5일째 오후에는 소화 잘 되는 종류의 일반식, 그 이후엔 그냥 평소 먹던대로 식사를 했는데 장염 증상은 더이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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